1. 붙박이장 시공은 '가구'가 아니라 '건축'이다
붙박이장은 단순히 가구가 아닌 벽체 마감의 연장선에 있는 '건축적 구조물'로 봐야 한다. 벽면에 밀착 설치되며 공간과 일체화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반 가구와는 설계 방식, 자재 구성, 시공 절차가 다르다. 특히 벽체의 수직·수평 레벨이 정확하지 않으면 도어 이격, 문 닫힘 불량, 수납 불균형 등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단순한 제작을 넘어 공간 분석과 현장 이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붙박이장의 기본 구성은 '프레임(골조), 내부 구성(칸막이·선반), 도어(여닫이 또는 슬라이딩)'로 나뉘며, 주요 자재로는 PB(파티클보드), MDF, LPM, EO/E1 등급 자재, ABS·아크릴 도어, 시스템형 알루미늄 도어 등이 있다. PB는 경제성, MDF는 가공성과 도장성, LPM은 표면 강도와 패턴의 다양성에서 장점을 가진다. 표면 마감은 고급 현장일수록 페트 시트, UV도장, 하이그로시, 필름 랩핑, 리얼 우드베니어 등으로 확장되며, 가격은 수배 차이가 날 수 있다. 디자인보다 더 중요한 건 골조와 수직 레벨이다. 벽체가 휘어 있거나 천장고가 일정하지 않으면, 붙박이장이 벽면에 딱 붙지 않아 틈이 생기거나, 도어가 비틀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목공사 단계에서 레이저 수직기 기준으로 목틀을 먼저 세우고, 그 위에 프레임과 장을 조립하는 방식이 안정적이다. 최근에는 시스템형 장프레임을 먼저 제작한 후, 현장에서 간단 조립만으로 끝내는 방식도 있지만, 공간 오차가 있으면 결국 맞춤 제작이 필요해진다. 붙박이장 하부에는 '레벨 조절 가능한 다릿발(조절발)'을 설치해 바닥 기울기 오차를 흡수하고, 벽면과 상부 몰딩은 실리콘 마감 또는 백패널 밀착 방식으로 마무리한다. 벽면이 콘크리트일 경우에는 피스 고정 전에 칼블럭 + 우레탄본드 보강이 필요하며, 석고보드 벽면에는 보강 목공을 시공해야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다.
2. 수납 설계는 자재보다 동선이 먼저다
수납 가구의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재가 아니라 사용자의 동선과 활용성이다. 예를 들어, 드레스룸이라면 ‘옷걸이 중심의 구성’이 되지만, 다용도실이나 침실 옆 수납장이라면 ‘선반 위주, 청소도구 수납, 전기박스 접근성’ 같은 요소들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 기본적으로 수납장 내부는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옷걸이 파이프 구간: 1단형(긴 외투용), 2단형(상의·하의 구분) 선반형 구간: 접이식 의류, 가방, 계절용품 서랍형 구간: 양말, 속옷, 소형 악세서리 오픈형 + 도어형: 자주 사용하는 물건과 보관용 구간 분리 공간이 좁은 경우엔 슬라이딩 도어를, 환기가 필요한 경우엔 루버도어나 타공형 도어를 사용한다. 도어와 통로 간 이격이 부족한 경우, 여닫이 도어를 설치하면 열 때마다 동선이 겹쳐지는 문제가 생기므로, 현장에 맞춘 도어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붙박이장 안에는 조명 설치, 콘센트 매립, 콘트롤러 장착 등을 통해 기능성을 추가할 수 있으며, 이러한 부가 요소는 반드시 전기 공정 전 협의가 필요하다. 고급 현장일수록 수납장 내부에 콘센트, 공기정화 필터, LED 센서등, 보조 시스템서랍 등을 배치해 실용성과 인테리어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한다. 단순히 ‘넓은 수납장’보다 ‘잘 쓰이는 수납장’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3. 수납가구 마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접합’과 ‘균형’이다
수납가구의 품질을 결정짓는 건 결국 조립精度와 마감 디테일이다. 프레임은 90도 직각 정렬이 핵심이며, 도어는 수평 유지와 힌지 정렬, 그리고 서랍은 슬라이드 정밀도와 완충장치 작동 여부가 중요하다. 일반 소비자들은 단순히 ‘문이 잘 열리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문가 입장에서는 도어의 무게 중심, 경첩의 장력, 힌지 구간의 균형 상태까지 모두 점검 대상이다. 특히 붙박이장과 같은 대형 수납가구에서는 시공 중 문틀, 걸레받이, 천장몰딩과의 간섭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천장과 붙박이장 상부 사이에 몰딩이 있을 경우, 몰딩 절단 후 재시공이 필요하며, 이때 생긴 틈은 실리콘 보강이나 미장 마감으로 정리해야 깔끔하다. 또한 장 하부는 마루나 장판 레벨을 기준으로 조절되므로, 바닥 마감 후 실측을 다시 진행해야 설치 오차를 줄일 수 있다. 붙박이장 시공 시 미세한 3~5mm의 단차조차도 육안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부속의 수직·수평 상태는 수치가 아닌 ‘시선 기준’으로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소비자 눈높이에서 문이 살짝 들리거나 비스듬하면, 장 전체의 품질이 저하돼 보일 수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무광 페트 시트, 우드 패턴 LPM, 간결한 슬림 손잡이, 비노출 힌지 시스템 등을 통해 군더더기 없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도어를 벽체 색상과 맞춰 ‘숨겨진 수납’처럼 설계하거나, 아일랜드형 수납장과 연계된 다기능 구조도 많이 채택되고 있다.
마무리
붙박이장과 수납가구는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건축 구조와 사용자 동선을 결합한 설계 대상이다. 자재와 도어 선택보다 중요한 건 공간에 대한 이해, 구조의 정확성, 시공 순서의 협업이며, 수직·수평 정렬, 도어 이격, 서랍 밀착력 같은 디테일이 전체 품질을 결정짓는다. 디자인은 그 다음이다. 수납가구는 쓰기 편해야 진짜 좋은 것이며, 보이지 않는 정렬과 조립의 정밀도가 결국 ‘완성도’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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