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철거와 배관, 주방 공사의 첫 단추를 정확히 꿰어야 한다
주방 시공은 욕실 못지않게 복합적인 공정이 이어지는 공간이다. 기존의 싱크대와 상부장, 벽면 타일, 후드, 가스렌지, 씽크볼, 수도꼭지까지 모두 철거한 후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다. 주방은 배수관, 급수관, 가스배관, 전기선이 모두 집중되어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철거 단계에서 기존 배관의 위치를 꼼꼼히 확인하고, 설계도와 맞춰야 한다. 철거만 마치고 구조를 바꾸는 작업을 뒤늦게 진행하면 비용과 시간이 배로 들어간다. 또한 싱크대 하부에 곰팡이, 누수 흔적, 배관 누수, 단열 미비 등이 드러날 수 있으므로 철거 이후 슬라브의 습기 상태를 체크하고 필요 시 바닥을 재보강해야 한다. 오래된 주방의 경우 급수·배수관이 벽 안쪽 깊이 매립되어 있어, 레이아웃을 변경하려면 배관 자체를 연장하거나 재시공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동선에 맞는 설비 배치 구조를 제대로 설정하지 않으면, 이후 공정이 반복되거나 마감이 틀어지는 일이 생긴다.
2. 상판과 씽크볼, 실사용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주방 시공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상판과 씽크볼이다. 상판은 내구성, 오염 저항성, 디자인, 예산을 모두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인조대리석은 가격과 디자인의 균형이 좋지만, 내열성과 스크래치에 약한 단점이 있다. 엔지니어드 스톤은 천연석의 고급스러움을 유지하면서도 유지관리성이 뛰어나 고급 주방에서 자주 선택된다. 스테인리스 상판은 위생적이고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냉철한 느낌과 흠집 발생이 잦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린다. 상판이 시공된 이후에는 씽크볼이 설치된다. 이 과정에서는 상판에 정확한 타공이 필요하며, 씽크볼의 사이즈와 형태에 따라 싱크장 내부 구조도 조정된다. 언더 타입으로 상판 아래에 씽크볼을 매립하는 시공이 많은데, 이 경우 물 튐이 줄고 마감이 깔끔해 보이는 장점이 있다. 완벽한 마감을 위해선 정밀한 재단과 실리콘 마감이 필수다. 또한 싱크볼 주변에 후드, 인덕션, 콘센트 위치가 겹치지 않도록 미리 배치도를 점검해야 전체 흐름이 꼬이지 않는다.
3. 후드와 전기 설비는 안전과 효율을 좌우하는 요소다
후드는 단순히 연기를 빼주는 기계가 아니라, 조리 공간의 효율성과 쾌적함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벽걸이형 후드, 슬림형 후드, 천장형 후드 등 다양한 유형이 있으며, 후드의 설치 위치에 따라 덕트 라인의 길이와 방향이 달라진다. 가장 좋은 방식은 후드와 외부 환기구가 수직 또는 직선으로 연결되는 구조지만, 구조상 그럴 수 없을 경우에는 이음부의 밀폐성과 각도 조절이 중요하다. 후드 설치 이후에는 전기 설비도 함께 이루어진다. 주방은 냉장고, 전자레인지, 인덕션, 전기오븐 등 고출력 가전제품이 다수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용 회로와 접지 처리가 필요하다. 콘센트는 최소 3구 이상, 위치는 조리대 기준으로 사용자 눈높이 또는 측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하며, 물과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곳에는 방수형 콘센트를 사용해야 한다. 이 외에도 싱크대 하부에 설치되는 절전형 LED 조명, 수납장 내부의 간접조명은 시공 단계에서 함께 매입하거나 배선을 확보해두어야 시공 후 보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4. 수납과 동선, 주방을 공간이 아닌 ‘도구’로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주방의 가장 실질적인 사용 편의성은 결국 수납과 동선에 달려 있다. 수납장은 디자인이 아니라 사용자의 생활 습관을 반영해 설계해야 한다. 상부장은 손이 잘 닿는 높이를 고려해야 하며, 자주 사용하는 도구들은 서랍식 하부장에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최근에는 손잡이 없는 플랫한 디자인이나 전자동 서랍, 하이드로닉 레일 등 고기능 수납도 늘고 있는데, 외형보다는 열고 닫는 감도, 하중 버팀력, 수납의 실효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또한 주방은 ‘조리–세척–보관’의 세 가지 기능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공간이기 때문에 삼각 동선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냉장고, 싱크볼, 인덕션이 삼각형을 이루며 사용자가 한 번의 회전만으로도 이동할 수 있게 설계되어야 실제 조리 시간과 피로도가 줄어든다. 수납의 디테일뿐 아니라 전체 공간 배치가 삶의 효율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체감하게 되는 것이 바로 주방이다.
마무리
주방 시공은 단순한 인테리어 작업이 아니라, 사용자 중심의 공간 설계와 기능성 자재의 정밀 시공이 결합되어야 완성된다. 상판, 씽크볼, 후드, 수납 각각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요소가 하나의 유기적인 동선과 기능 안에서 연결되어야 진정한 ‘좋은 주방’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철거와 배관부터, 전기·가스 안전, 수납 활용도, 조명, 마감 품질까지 전체 흐름을 이해하고 단계별로 점검할 때만 제대로 구현된다. 가정주부의 경우 주방은 꽤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자, 가족의 건강과 식생활을 책임지는 핵심 장소다. 예쁜 주방보다 ‘기능하는 주방’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며, 시공자는 그 기능의 완성도를 위해 기술과 디테일에 집중해야 한다. 마감재 하나, 배선 하나의 위치가 오랜 시간의 편리함과 불편함을 좌우하게 되며, 결국 디테일이 주방의 성능을 말해주게 된다. 주방 시공을 계획할 때는 디자인보다는 실사용자의 눈으로 모든 요소를 점검하고, 그 흐름을 중심으로 설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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