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실리콘 마감은 ‘보이지 않는 방수’이자 ‘마지막 디테일’이다
실리콘 시공은 인테리어의 마지막 단계에서 마감용으로 간단히 처리되는 작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방수, 기밀, 충격 흡수, 미관을 모두 책임지는 중요한 공정이다. 시공 현장에서 실리콘은 욕실, 주방, 창호, 몰딩, 가구 마감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사용되며, 제대로 시공되지 않을 경우 물이 스며들거나, 틈새로 먼지와 벌레가 유입되고, 나아가 곰팡이나 누수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실리콘은 “틀어짐을 흡수하고, 빈틈을 메우며, 마감을 정리하는”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예를 들어 벽과 바닥의 코너 부위는 하중에 의해 뒤틀림이 자주 생기는 구간이다. 이때 실리콘이 충격을 완충하는 완충재 역할을 하며, 틈을 메워 구조를 안정화시킨다. 또한 욕실이나 싱크대 하부처럼 수분이 많이 노출되는 곳에서는 실리콘이 실질적인 방수막 역할을 하며, 타일이나 수납장 사이 틈으로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실리콘의 역할이 단순히 외형 마감이 아니라 기능성의 마무리까지 포함한다는 점에서, 마감 작업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실리콘 시공은 ‘빨리 마무리하는 작업’이 아니라 ‘최종 완성도를 결정하는 작업’이다.
2. 실리콘을 써야 하는 부위와 써선 안 되는 부위
현장에서 실리콘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실리콘은 유연성과 접착력이 뛰어나지만, 모든 부위에 다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실리콘을 사용해야 하는 부위는 다음과 같다. 욕실과 화장실의 타일과 세면기 사이, 변기와 바닥 접점, 샤워부스 유리 하부, 욕조 주변, 주방 싱크대 상판과 벽체 사이, 창틀과 벽체의 이음부, 시스템 가구의 하부 띠 마감 등이 해당된다. 이 부위들은 모두 ‘틈이 생기면 물이 들어가는 구간’이며, 방수가 실패하면 곧 하자 발생으로 이어진다. 반면에 실리콘을 피해야 하는 부위도 분명 존재한다. 도장 마감면 위, 통풍이 필요한 모서리 공간, 실리콘 접착력보다 강도가 요구되는 고정 부위에는 오히려 실리콘이 독이 된다. 예를 들어 콘크리트 표면에 실리콘을 과하게 바르면 수분 증발이 막혀 곰팡이가 생기기 쉽고, 벽지나 석고보드 이음부에 실리콘을 쓰면 마감재가 오히려 뜯어지거나 벌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PVC 몰딩이나 우레탄 몰딩처럼 신축성이 큰 자재에는 전용 실링제가 더 적합한 경우도 있다. 결국 실리콘 시공은 ‘무조건 덧바르는 작업’이 아니라 ‘어떤 자재에, 어떤 환경에서, 어떤 용도냐’에 따라 정밀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 판단이 미흡하면 시간이 지난 후 곰팡이, 들뜸, 누수, 변색 같은 하자가 반드시 발생하게 된다.
3. 실리콘의 종류, 사용 구역, 그리고 전문가 시공 팁
실리콘은 한 가지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성분과 용도에 따라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장 기본적인 구분은 **초산형 실리콘과 비초산형 실리콘(중성형)**이다. 초산형은 경화 속도가 빠르고 접착력이 뛰어나지만, 부식성이 있어 금속이나 석재, 일부 플라스틱 자재에는 적합하지 않다. 반면 비초산형 실리콘은 산성 성분이 없어 금속 부식 위험이 없고, 대부분의 내장재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실내에서는 주로 비초산형이 권장되며, 특히 창호, 가구, 벽체 마감 등에서는 이 점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다음으로는 내부용과 외부용의 구분이 있다. 실내용 실리콘은 곰팡이 방지 기능이 포함된 타입이 많으며, 마감면이 매끄럽고 경화 후 변색이 적다. 주방 상판, 욕실 타일, 세면대, 창틀 마감 등에 적합하며, 대부분 인체에 무해한 성분이 포함돼 있다. 반면 외부용 실리콘은 내후성이 강하고 자외선, 비바람, 온도 변화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옥상, 외벽, 창 외부, 테라스, 현관문 주변 등 외부 노출 부위에는 반드시 외부용 실리콘을 사용해야 한다. 외부 실리콘은 탄성이 크고 시간이 지나도 갈라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방수력도 훨씬 높다. 추가로 컬러 실리콘, 내열 실리콘, UV 차단 실리콘 등 기능성 제품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인덕션 주변이나 화구 인근은 내열 실리콘이 필수고, 실링 노출이 되는 몰딩 부위는 컬러 실리콘으로 마감하면 이질감을 줄일 수 있다. 어떤 실리콘을 어떤 자재에, 어떤 환경에 사용하는가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시공 전에 표면 이물질 제거와 마스킹 처리, 균일한 압착과 헤라 마감, 경화 시간 확보까지, 사소해 보이는 과정들이 전체 마감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전문가들은 실리콘을 ‘한 줄 긋는 일’이 아니라 ‘수명을 연장시키는 기술’로 여긴다. 그만큼 정교하고 경험이 필요한 작업이다.
마무리하며
실리콘은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지만, 가장 먼저 하자가 생기는 마감재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이 작은 줄 하나가 공간의 마감 수준을 결정하고, 방수 성능과 유지관리 효율까지 좌우하게 된다. 실리콘 시공은 단순한 테두리 작업이 아니라, 전체 인테리어 공정의 ‘최종 정리’이며, 하자 예방의 ‘첫 단추’이기도 하다. 창틀 주변, 욕실 기기, 주방 상판, 몰딩 하부 등 실리콘이 사용되는 부위는 모두 외부 요인과 자주 접촉되는 민감한 위치다. 이 작은 틈새 하나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를 현장에서 체감하게 될 것이다. 제대로 된 실리콘 시공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완성도를 남긴다. 결국 전문가란, 실리콘 한 줄까지 책임지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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